인생을 말하라면
인생을 말하라면
모래위에 손가락으로
부귀를 쓰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팔을 들어 한조각 저 구름 뜬
흰 구름을 가리키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눈을 감고 장미 아름다운 가시 끝에
입맞추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입을 다물고 꽃밭에 꽃송이처럼
웃고만 있는 사람도 있기는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고개를 수그리고 뺨에 고인 주먹으로 온 세상의
시름을 호올로 다스리는 사람도 있지만,
인생을 말하라면
나와 내 입은 두 손을 내밀어 보인다.
하루의 땀을 쥔 나의 손을
이처럼 뜨겁게 펴서 보인다.
이렇게 거칠고 이렇게 씻겼지만
아직도 질기고 아직도 깨끗한
이 손을 물어 마지않는 너에게 펴서 보인다.
-김현승-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