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불러주는 일
사람은 물론이지만
이 세상의 온갖 만물들은
모두가 다 스스로에게
걸맞는 이름이 있습니다.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에서부터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아주 작은 들꽃 하나에도
그래서 세상을 많이 안다는 것은
사물의 이름을 많이 안다는 것과도
같은 뜻입니다.
사실 우리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사물에 이름을
붙여주기 위해서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공기나 바람에게까지 우리는
온갖 이름을 붙여주고 있으니까.
그런데 난그 많은 이름들을
그냥 알고만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만 알고 있는 이름이 있으면
그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가르쳐 줘야 할 것 같고
또 그 이름의 주인공들을
자주 불러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길을 가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의
그 반가움. 그런 반가움을 남에게 주는 일이
바로 사랑을 실천하는 일 같아서 말입니다.
-이정하 ‘이름을 불러주는 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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