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문득]

아무런 기별도 없이
이렇게 지루하게
비 내리는 날이면
문득 반가운 당신이
오셨으면 좋겠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거저
발길 닿는 대로 오다 보니
바로 여기였노라고 하시며

그런 당신이 비옷을 접고
젖은 옷을 말리는 동안
나는……..

텃밭에 알맞게 자란
잔파를 쑥쑥 뽑아
매운 고추 너덧 개 송송 썰어
파전 한 장 바싹하게 굽고
시큼하게 잘 익은 열무김치로
냉면 한 사발 얼렁뚝딱 만들어

오늘만은
세상 시름 다 잊고 덤으로
마주 하는 단 둘만의 성찬
그런 살가운 맛 한번
보았으면 참 좋겠다.

-‘산을 낳은 여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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