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 도 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 도 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 도 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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