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국화꽃은 피었는데 / 전영탁
꿈에라도 그리운
고향집 청라언덕에
메밀꽃 꽃등 위로
보름달이 뜨면
익숙한 골목길엔
솔향이 진동하고
그리운 사람 버선발이
사립짝을 열면
틀니 부딪치는 소리에
가을달이 흔들린다
부엌 한 켠에 도마소리
환청처럼 들리고
솔향 베인 송편에서
고향맛이 피어나면
늙은 어미는
창포에 감은 머리
동백기름 바르고
노을 한 웅큼 떼어다
화장을 한다
옛 영화처럼 흐릿해진
한가위 추억들
님은 가고 아니 계셔도
명절은 돌아오고
국화꽃은 여전히
피었더이다
오늘밤 달빛은
유난히 교교한데
님은 항아님과
송편를 빚고
아들은 철로길에서
추억을 줍습니다
님은 가고 없는데
어찌할거나
가슴에 피어나는
이 푸른 달빛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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