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오래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노동자가 돈에 한이 맺혀 있었습니다. 돈 때문에 무시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목표는 오직 돈이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나를 무시한 사람을 되로 무시하며 당당하게 살리라.’ 그는 이를 악물고 금광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20년간을 일하며 한꺼번에 돈을 받기 위해 월급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그는 거지처럼 생활했습니다. 먹는 것도 조금씩 얻어만 먹고, 추워도 웅크리고 벌벌 떨면서 잤습니다.
드디어 20년이 지났습니다. 그가 임금으로 큰 금덩어리 하나를 받아 배를 타고 당당하게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인생의 목표가 이루어지는 순간 같았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배가 풍랑을 만나 암초에 부딪쳐 파선하고 말았습니다. 배가 서서히 가라앉자, 다들 바다 속으로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몸도 가누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모두가 맨 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그는 금덩어리를 보자기에 싸서 허리에 맸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놓치지 않으리라 결심했습니다.그런데 그 순간 그의 눈에 갑판 위에서 울고 있는 열 살쯤 된 소녀가 보였습니다. 부모를 잃고 혼자 울면서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아저씨! 살려 주세요. 무서워요. 저를 데려가 주세요.” 소녀가 그를 빤히 쳐다보면서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는 선택해야 했습니다. 금덩어리와 그 소녀, 둘을 같이 안을 수는 없었습니다.
낯모르는 소녀를 구할 것인가? 20년간 모은 금덩어리를 지닐 것인가? 길게 생각할 틈이 없었습니다.
그는 서서히 허리에 맸던 금덩어리 보자기를 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다 속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소녀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는 육지를 향해 있는 힘껏 헤엄쳐 나왔습니다.
마침내 소녀와 해변가에 다다른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랑의 기쁨, 생명을 살린 감격의 기쁨이었습니다. 후에 그는 고백하였습니다. 소녀의 생명을 위하여 20년 한이 들어 있는 금덩어리를 ‘그 까짓 것!’ 하면서 버릴 때가 자신의 인생 중 가장 큰 기쁨의 순간이었다고 말입니다.
한평생을 그릇된 신념과 목표 속에서 살아온 그에게마지막 순간 들린 음성은 진리에 대한 소명, 사랑에 대한 소명이었습니다.
그는 그 음성을 외면하지 않고 귀 기울였습니다. 거부하지 않고 실천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참행복과 기쁨의 인생을 새로이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차동엽 신부 ‘신나는 복음묵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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