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경주 / 이어령
사자는 정글에서
밤마다 기도하며 잠이 듭니다
날이 밝아 아침이 와
가장 걸음이 느린 가젤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굶어 죽을 것임을 걱정하면서.
가젤은 정글에서
밤마다 기도하며 잠이 듭니다
날이 밝고 아침이 와
가장 걸음이 빠른 사자보다
빨리 달리지 많으면
밥이 되고 말 것임을 걱정하면서.
사자나 가젤이나
모두 알고 있습니다
아침이 되어 태양이 떠오르면
모두 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이것은 세계의 경쟁자들이
모여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의
추임새 같은 노래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한 줄을 더 붙이세요
아무리 강해도 사자의 자연 생존율은
20퍼센트를 넘지 못하는데
먹히기만 하는 가젤의 생존율은
사자의 배가 된다는 사실을
약육강식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그러나 시선을 바꿔 보세요
과연 누구 강자이고 누가 약자인가를
이겼다고 포효하지 말아요
졌다고 눈물 흘리지 말아요
힘을 다해 달릴 수 있는
초원이 있는 한
다 행복한 거예요
-‘짧은 이야기,긴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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