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아내와 나란히
일산 호수공원을 산책했다
파란 하늘 아래
싱그러운 봄바람 맞으며
강같이 바다같이
드넓은 호숫가 거닐며
그날 따라 세상은
참 밝고도 따스하더라.
그리고 나는 또 보았지
공원 한 모퉁이 연못 위
두둥실 떠 있는
눈부신 순백(純白)의
연꽃들
진흙탕에 뿌리박고서도
티없이 환히 피어난
저 맑은
빛깔의 꽃들.
세속의 더러움과 번뇌
온몸으로 삼키고 잠재우는
저 고요한
성불(成佛)과 해탈의 모습
차안과 피안의
경계 살그머니 넘어선
아름다운 열반(涅槃)
하나, 둘, 셋……
-정연복 ‘불교 시 모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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