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바람 의부증 · 의처증
30대 초반의 주부가 남편의 의처증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찾아왔다. 결혼 전 짧은 연애기간 동안에도 그녀의 행동에 다소 강박적인 집착을 보였지만 순진하게 자신을 너무 사랑해 그런 것이려니 믿었다고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집으로 전화해 뭐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아파트 경비원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어도 “너 바람 피웠지?”하는 식이라고 했다. 더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하다가는 자기가 오히려 미치고 말 것 같다는 그녀. 과연 그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사회적 요인이나 매스컴, 의식 변화 등에 따라 증가
흔히 배우자에 대해서 의처증이나 의부증 증세를 보이는 경우를 일반인들은 사랑이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병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배우자가 의심스럽다가도 아니라는 증거가 확실하면 믿는다. 그러나 의처증, 의부증 환자들은 반대로 아니라는 증거를 들이대도 믿지 않고 오히려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한다.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질투망상과 그 망상 때문에 행동이상이 동반될 때는 의처증이나 의부증 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유병률은 1~4%이며 대개 35~55세 사이에 발병한다. 최근 사회적인 요인이나 매스컴, 성 윤리 의식의 변화, 피임방법의 개발 등으로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 편집증적 성격, 배우자에 대한 열등감 있을 때 나타나
보통 편집증적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 어렸을 적부터 까다롭고 무슨 일이든지 그냥 넘기지 못하고 곰곰이 생각하고 지나칠 정도로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 다른 사람의 태도나 행동에 대해 예민하고 과장해서 생각하는 사람들, 이기적이고 쉽게 앙심을 품고 불평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또한 심리적으로 배우자에 대한 열등감이 있을 때, 예를 들어 지기 싫어하고 샘 많은 성격에 열등감까지 겹쳐 자존심의 손상이 깊을 때 배우자를 의심하게 된다. 자신이 바람 피우고 싶거나 동성애적 경향이 있을 때나 배우자가 마음에 안들 때 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밖에 실제로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을 때, 특히 여성의 경우 갑자기 성생활의 회수가 줄었거나 문제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의부증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 환자의 고통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
치료 방법으로는 심리사회적 치료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환자가 병식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치료를 거부하므로 가족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부터 치료에 대한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적 관계가 형성된 후에는 환자의 믿음이 생활에 어떻게 지장을 초래하는지를 일깨워주는 식으로 망상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때는 환자의 증상에 대해서 긍정을 하거나 부정을 하기 보다는 환자가 왜 그런 증상을 가지게 되었는지 환자의 고통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로는 어떤 경우보다 가족치료, 특히 부부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부부치료에 들어가기까지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만큼 불신으로 꽉 차 있으므로 실제로 정신과에서는 가장 치료가 힘든 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예후는 환자의 50%는 치료로 회복될 수 있고, 20%는 망상이 감소 된다.
-차병원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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