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쭈구리?
옛날, 옛날 작은 연못에 예쁜 잉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큰 메기 한 마리가 그 연못에 나타나더니 잉어를 보자마자 잡아먹으려고 덤볐다.
잉어는 메기를 피해 연못의 이곳, 저곳으로 헤엄을 치며 도망쳤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궁지에 몰린 잉어는 급기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뭍에 오르더니 지느러미를 다리 삼아 냅다 뛰기 시작했다.
메기가 쫓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잉어가 정신없이 달려간 거리가 대충 9 리 정도였다는데.., 잉어가 뛰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것을 목격한 농부가 뒤따라갔는데, 잉어가 멈추자 그 농부는 몹시 감탄하며 이렇게 외쳤다.
“어주구리(魚走九里)~~!!”
그리고는 힘들어 지친 그 잉어를 손쉽게 잡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힘도 없는 이가 센 척하거나, 능력도 안 되는 자가 큰일을 하려고 할 때는 악센트를 높여서, “어쭈구리(漁走九里)~~??” 그랬다나 뭐래나… ^^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어쭈구리’는 한자 성어가 아니라 우리 고유어이다. ‘어쭈’는 ‘아쭈’ 곧 ‘아주’에서 온 말이며 ‘구리’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부사 ‘그리(그렇게)’라고 본다. 그래서 ‘어쭈구리’는 ‘아주, 그렇게’라는 의미가 되며 잘난 체할 만한 처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까불고 날뛰느냐는 뜻을 담고 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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