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나는 인연 일지라도
어긋나는 인연 일지라도
당신과 내가
한적한 공원 길에서
서로 쳐다봐도
못 알아 본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고
어느 영화관의 옆자리에 앉아
같은 시간
같은 영화의
슬픈 장면을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때론 복잡한 도심 속의
어느 식당에서
당신의 따뜻한 온기로 데워진
당신이 떠난 자리에
뒤따라 내가 앉아 있었을지도 모르고
어느 대형 마트에서
당신이 살까 말까
만지작 거리던 물건을
우연히 내가 사서
귀하게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당신과 나의 인연은
어느 지역
어디를 가든
서로 못 알아 본체
일생을 어긋나게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당신에게
늘 기분 좋은 일만 생겨
후회 없이
즐겁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 김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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