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이 하는 말
내 이름 너희들의 방언으로
애기똥풀이라 부르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내 몸 꺾어 노란 피 내보이며
노란 애기똥을 닮았지, 증명하려고는 마
너희들이 명명한 가벼운 이름, 더 가벼운 손짓에
나는 지금 상처받고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어
너희들 속에 생명이 있다면
내 속에도 뜨거움이 있고
너희들이 이 땅에 존재한다면
나도 이 땅에 뿌리내리고 있어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하기로 해
내 너희들… 착한 자연이 되듯이
너희들도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 줘
너희들의 방언으로 내 이름 부르기 전에
이제는 내 방언에 귀 기울여 줘
내 얼마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너희들의 이름 부르고 있는지 아니
귀 기울여 줘, 내가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친구라고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정일근(시인)-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