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폐
1983년 케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의 한 작은 도시인 커먹스 밸리에 한동안 주둔하고 있던 미군이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지역 경제는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생계는 막막해져 갔습니다.
이 마을에 마이클 란턴이라는 컴퓨터 기술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돈만 없지 모든 것이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돈 없이 가진 물건을 서로 교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세 시간 돌보는 대신 김치를, 가사 노동을 돌보아 주는데 빵을, 빨레를 해주는 대신에 집수리를, 이런식으로 하다보니 화폐가 제대로 통용이 안되더라도 살아가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레츠 운동’이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주 멜라니시의 작은 마을에 사는 앤 마거릿(87) 할머니도 날로 치솟는 물가와 정부의 복지수당만으론 감당하기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늙었어도 무슨 일이든 몸을 움직여 남을 도울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필요한 것을 살 수 있고, 필요한 서비스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레츠 운동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할머니는 레츠 소식지에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요”환자의 말벗이 될 수 있어요’라는 내용의 서비스 광고를 냈습니다. 그러자 여러 가정들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할머니가 하는 일은 그렇게 별로 힘들지 않은 봉사활동이었습니다.
할머니의 그러한 활동으로 ‘지역화폐 통장’엔 코인 머니가 차곡차곡 쌓여갔습니다. 할머니는 그 돈으로 회원 가게에서 빵과 우유를 사고, 무료로 전화기 수리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할머니는 가끔씩 지역화폐 운영소에 들러 계좌에 자신의 지역화폐 ‘달러’가 얼마나 남았는가를 체크합니다. 할머니는 “레츠 회원이 된 이후로는 늘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화폐가 아니더라도 이 운동을 벌이는 나라가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에 대전에서도 타임 머니라고 해서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코인이 생겨 났습니다. 서울에서도 이러한 머니인 SEOUL 머니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IMF와 같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나 전쟁과 같은 위기에서도 우리는 분연히 단결해서 이를 잘 이겨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의 성숙한 촛불의 힘을 발휘한 우리들의 저력을 서로가 화폐가 아닌 취업난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을 위해 수 백만의 잉여 시간을 모아 서로 도울 수 있다면 더욱더 부강하고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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