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과 날줄

씨줄과 날줄


[씨줄과 날줄]

우리에게 친숙한 아나운서로는 김동건 아나운서가 있습니다. 지금은 가요무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이전에 대담프로에 나와 술술 풀어가는 말의 편안함에 방송을 보는데 무리가 없이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아직도 직책을 맡지 않은 영원한 사원 아나운서로 남아있습니다. 그에게 어덯게 그렇게 쉽고 편안하게 말을 풀어가냐고 하자 그는 편안함이 있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넘어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의 편안한 말솜씨 뒤에는 남이 모르는 숫한 어려움을 극복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전에 진행했던 11시에 만납시다 라는 프로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사람이 누구냐고 했습니다.

그는 요즘 와서는 2.000명이 넘게 대담했지만 서울 상계동에서 천막을 치고 맹인 환자들을 돌보았던 최베드로 수녀님을 꼽았습니다.

그 이전에는 또 한사람을 꼽았는데 그 한사람은 바로 시골에서 옜날방식 그대로 삼베적삼을 짜는 나이든 시골 아낙네 였습니다.

베를 짜는 아낙네가 무슨 얘깃거리가 있을까 했는데 단순히 베를 짜는것 같은 일에도 수많은 사연과 얘기가 있었습니다.

김동건 아나운서가 참 많이 내노라 하는 사람들과 대담했지만 이 시골 아낙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한사람이 되었을까 하는것은 대담중 그 아낙네의 마지막 한마디 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짠 베를 찬찬히 훓어보면 베적삼에서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합니다. 한올 한올 이어져 있는 원단에서 지나간 시간의 기억이 묻어져 있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자신이 딸 생각이 나서 잡생각을 하며 짰고 이부분은 화장실을 다녀왔고 이부분은 남편생각 하다짰고 저 부분은 오로지 베짜는 것만 생각하고 짰다고 합니다.

단순히 배를 짠 원단에서 모든 지나온 과거의 기억을 읽는 그녀에게서 깊은 장인의 어떤 도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의 편안한 진행에도 어떤 도에 이르른게 아닐까 합니다.

도에 이르지 않고 일을 자랑하는것은 만용이라고 생각됩니다. 도만 터득해도 대단하다고 합니다. ‘도’ 이전에는 ‘선’이고 ‘선’다음은 ‘도’입니다.

‘도’ 이후는 ‘각’이고 ‘각’다음은 ‘치’고 ‘치’다음은 ‘경’입니다.

경지에 이르는 것도 까마득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극복하는 것은 편안함과 겸손입니다.

-스토리 메이커 박성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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