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마라 / 김민수


식지마라 / 김민수

새벽바람 솔솔하니
이제 여름도 서서히 식어가겠구나
뜨거워서 톡톡히
제구실 제맛을 내던 기염도
머지않아 사라지겠구나

다 태울 듯 들끓다가
식어 맛을 잃은 것들이
어디 너뿐이겠니

세상 맛없는 것들 중
식어버린 열정
식어버린 사랑
식어버린 음식
식는다는 건 참 추운 일이다

식었다는 것은
본질적 온도를 놓쳤다는 것
그보다 무지막지한
삶에 대한 폭력은 없다

식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마냥 식어서도 안 될 일이다

세월에 떠밀려 갈 땐 가더라도
태울 건 태우고
끓일 건 끓이고
참답고 맛나게 살다 가야지.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