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자작나무 / 박수성
숲은
점박이 달마시안 다리로
성큼성큼 스스럼없이 다가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시인의 몸과 마음을 구석구석
킁킁거리며 냄새 맡습니다
숲은
파란 잎에서 노란 단풍으로
눈 소복 쌓인 하얀 세상까지
어떻게 살 것인지 알려주듯
소곤거리는 하늘빛으로
모든 것을 펼쳐 보였습니다
나이테 검은 점 늘어가며
관조하는 자작나무처럼
살갑고 너그럽게 살겠노라
숲은 더 이상 언제 어디로
떠날 것인지 묻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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