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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