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 때 이야기다. 당시 아이들이 어렸고 어머니도 함께 지냈기에 퇴근길에 뭐라도 사 가곤 했다. 집 근처에 구멍가게가 있었다. 주인은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였다.

서울에 살 때 이야기다. 당시 아이들이 어렸고 어머니도 함께 지냈기에 퇴근길에 뭐라도 사 가곤 했다. 집 근처에 구멍가게가 있었다. 주인은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였다.


서울에 살 때 이야기다. 당시 아이들이 어렸고 어머니도 함께 지냈기에 퇴근길에 뭐라도 사 가곤 했다. 집 근처에 구멍가게가 있었다. 주인은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였다.

할머니를 볼 때마다 어릴 적 우리 할머니가 떠올랐다. 할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물건을 팔거든 작은 것 하나라도 팔아 줘야 한다.”라면서 방물장수가 올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나는 그 말이 떠올라 늘 구멍가게를 찾았다. 우리 집 식구는 다섯 명이었지만 물건을 열한 개씩 샀다. 사과나 빵, 과자를 살 때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가게에 두고 왔다. 할머니가 이유를 물으면 저축해 두었다가 나중에 가져가겠다고 했다.

그런 일이 몇 년 동안 계속되었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저녁이었다. 초인종이 울려 나가 보니 구멍가게 할머니가 서 있었다. 할머니는 빨간 사과 다섯 개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동안 참 고마웠습니다. 오늘 가게가 팔렸습니다.”

나는 할머니를 아랫목으로 모셔 따끈한 꿀물 한 잔을 대접했다. 마음이 따뜻한 겨울이었다.

-구성달님의 글(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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