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편지 / 김민소
오늘도 너에게 편지를 쓴다
맑은물로 행구어낸 생을 쓰다가
돌틈에 피어난 민들레꽃이 된 그리움을 쓰다가
낮달이 되어버린 영상을 첨부해서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풀벌레만이 간간히 속살대는 시간
콩닥거리는 가슴을 다독거리며 수취 확인을 눌렀다
읽지않음이 읽고있음과 겹쳐보이는
깊어진 난시현상때문에
몽돌이 되어버린 슬픔이 환하게 웃는다
그렇게 20인치 모니터앞에 앉아
끝과 시작을 묶는 동안, 새벽닭이 홰를 친다
햇살이 창문을 두드리기 전에
내 생의 바탕화면에 종려나무숲길을 만들어야겠다
지운다는 것은 다시 시작한다는 것
-‘사랑도 커피처럼 리필할 수 있다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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