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꽃으로 피어난다 / 황라현

상처는 꽃으로 피어난다 / 황라현


[상처는 꽃으로 피어난다 / 황라현] ​
생의 길에 제대로 된 나를 심는 일이 어디그리 쉽던가.
생의 길에 수치스럽지 않은것만 심는다는 것이
말하는 것처럼 쉽던가.

사는 일이 때론 위선이었고
때론 망상이었고 때론 오기였고
때론 슬픔이었고 때론 착각이었지만,
삶이 내게 강행한 처사를 두고서 생각해 본다.

절망으로 인생이 끊겼다 이어졌다 하면서
짜고 맵고 시금털털한 고통을 양식으로 주며
헷갈리게 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풍상을 겪은 나무일수록 멋진 폼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더라.

​몸을 두들겨 맞아야만
종소리도 외진 곳까지 울려 퍼지더라.

​발길에 채인 돌맹이도 구르면서
몸이 깨어진 아픔 후에야 흙이 되더라.

모든 절망한 것들이 날아오를 때
마지막에 가장 높이 날아 오른다는 것을,

​상처와 화해하고 삶과 악수를 한 후에
가장 고운것들만 생의 길에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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