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백

삶의 여백


[삶의 여백]

어제는 창을 발랐다
바람기 없는 날 혼자서
창을 바르고 있으면
내 마음은 티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하다
무심의 경지가 어떻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새로 바른 창에 맑은 햇살이 비치니
방 안이 한결 정갈하게 보인다
가을 날 오후의 한때
빈 방에 홀로 앉아
새로 바른 창호에 비치는
맑고 포근한 햇살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아주 넉넉하다

이런 맑고 투명한 삶의 여백으로 인해 나는
새삼스레 행복해지려고 한다

-법정 스님 ‘텅빈 충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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