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산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색 구절초꽃 곁을 지날 때
구절초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가 지는 꽃이야
너도 나처럼 이렇게 꽃 피워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사는 거야
너도 나처럼 뿌리를 내려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아래를 지날 때
구름은 나를 불러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별게 아니라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이렇게 정처 없이 떠돌아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다네…
산은 말이 없네…
산은 지금까지 내게 한마디 말이 없었네…!!
-참 좋은 당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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