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거든 / 김지헌

산에 가거든 / 김지헌


[산에 가거든 / 김지헌]

산에 가거든
그안에 푹 젖어 보아라.
가만히 귀를 대고
산이 맥박이 뛰는 소리를 들어 보아라.
세상의 모든 언약이 서서히
깨어지고 있는 소리를…

산에 가거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풀바람이 되어 보아라.
고민고민한 연인들이 모여
제각기 만들고 있는 이야기를
들러 보아라.

산에 가거든
그 경사진 산맥의 늙은 생애를,
울음소리를 들어보아라.
주인없는 무덤가에 피어난
탄식 같은 햇살 한 움큼
쇠리 죽여 울고 있는 소리를
들어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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