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더 자주 말해줄 걸 그랬다.
잘못을 하고 미안해라는 말보다,
헤어지자고 끝내자는 말보다,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냐는 말에
한결같이 일초의 망설임도 없었을 때처럼
사랑한다고 말을 하며
불안감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
도대체 그 사랑한다는 말이
뭐가 어려워서 말을 하지 않았을까.
왜 자꾸 사랑을 확인하는 너를
귀찮아했을까.
세상 그 누구보다
너에게 다정해야 했다.
나의 가족보다, 나의 친구들보다
너에게 더 예쁜 말을 쓰고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어야 했다.
항상 말했다.
우리가 가장 다정해야 할 사람은 서로라고.
하지만 나는 너에게 짜증과 화를 내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다정했던 거 같아.
그 누구보다, 나 자신보다
더 아껴줬어야 했다.
사실 잘난 거 하나 없는 나한테
네가 뭐가 아쉬워서 내 옆에 있었을까.
너가 왜 하필 나를 만났을까.
너가 내 옆에 있었음을..
나를 사랑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며 살았어야 했다.
그런데 왜 내가 사랑받는 것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느꼈을까.
안아줄 때 더 안아주고,
손잡을 수 있을 때 손 잡아 주고,
표현할 수 있을 때 더 표현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사랑해둘 걸 그랬다.
생각해보면 우리
좋았던 기억도 참 많았다.
다툴 때는 항상
안 좋았던 기억만 생각났는데
지금은 왜 자꾸
좋았던 기억만 회상하게 되는 걸까.
너도 그럴까.
우리 좋았던 순간들이 더 많았을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와서
그냥 안아줬으면 좋겠다.
한 번만 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아직 헤어지는 중일까.
헤어졌을까.
-김수민,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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