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올 때 / 신현림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달은 찻잔 속에 떠 있고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 같이 다가오리.

황혼이 밤을 두려워 않듯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것을 생각지 않으리.

술 마실 때
취하는 걸 염려않듯
사랑이 올 때
떠남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갈 때
세월 가는 걸 아파하지 않으리
오늘같이 젊은 날은 더 이상 없네.

아무런 기대 없이 맞이하고
아무런 기약 없이 헤어진대도
봉숭아 꽃물처럼 기뻐
서로가 서로를 물들여가리.

사랑은 예고없이 찿아오고
갈때는 진한 흔적을 남긴다.

흔적이 두려워
사랑하지 않으려 해도
사랑은 허락없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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