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구걸이 아니다 / 박미림
강처럼 흐르는 것이 사랑이다
흐르다가 멈출 수도
넘쳐날 수도 있는 것이 사랑이다
수문에 갇혀
숨막히게 아려오는 것 역시 사랑이다
안개비에 적실듯 말듯
감질나는 것도 사랑이다
부끄러운 나를 보이고 출렁이는 강으로
뛰어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한다
뜨겁던 너의 말들이 하나하나 흩어져
차갑게 식어가는 것도 사랑이라고
그런 사랑을 하였다
목마른 고독에 늘 취해 있던 사랑을
그 사랑이 강물에 빠져들었다
뭍으로 나오라고 제발 나와 달라고
애타게 나는 구걸을 하였다
이미 떠나간 사랑은 흐르도록 놔두어야
한다는 것을 깜빡하였다
사랑은 구걸이 아닌 것을 잠시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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