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늘처럼

사람이 하늘처럼


[사람이 하늘처럼]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텃밭에서 이슬이 오고가는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먼저 따서
보내주고 싶은 생각이 들고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 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렘을 친구에게
먼저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메아리가 오고가는 친구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벗이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장점을 세워주고
쓴소리로 나를 키워주는 친구는
큰 재산이라 할 수 있다.

인생에서 좋은 친구가
가장 큰 보배다.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날아와
둥지를 튼다.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은
그런 친구를 만날 것이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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