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개며…

빨래를 개며…


[빨래를 개며…]

뽀송하게 잘 마른 옷을 개고 있으니
말간 가을 햇살이
가만히 들어와 앉는다

더위도 지친 어느날,
갑작스런 손님처럼 찾아온 가을이
코스모스가 피었다고
알려준다

어느덧 한계절을 보내고
이렇게 또 새로운 계절앞이다

언제나 처럼,
다정한 인사를 나누고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 삶이고
삶이란 혼자가 아닌 우리였음을

시나브로,
가을이 오고
나이도 이제 가을이 되었다
얼마나 많은 결실을 맺고
얼마나 더 깊어질 수 있을까

햇살은 다가와
고요히 어루 만지는데…

-전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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