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 들리니?/ 김해정

봄아 들리니?/ 김해정


[봄아 들리니?/ 김해정]

빨리 오라는 연락도 안 했는데
봄아 내 맘 소리 들린 거니?
시샘 바람에 살얼음 깨고
봄꽃 놀이에 빨리도 왔구나

재작년 김장김치 꺼내놓고
김치통 씻다가 문득 하늘을 보니
왜 이렇게 파랗고 예쁘던지
괜스레 설레며 웃음이 새고
꽃물처럼, 햇살처럼 번진다

봄아! 난 아직
반갑게 맞이할 준비도 없이
무뎌진 감정 추스르기도 바쁜데
얼떨결에 비집고 들어오는 향기

꽃망울 톡톡 터트려
천진난만 얼굴이 바뀌어도
아지랑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길 따라
봄볕에 봄 마중 한번 나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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