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기 / 전세연
어린 봄이 칭얼거리면 남녘의 따듯한 바람이 살포시 안아 줍니다
햇살을 수유한 여린 잇몸이 간질거려요
아마도 물빛 초록니가
나오려나 봐요
새들이 옹알이를 흉내 내느라 가지마다
의성어가 가득 매달렸어요
아랫마을 돌담에 사는 개나리는
꽃말이 터져
재롱을 독차지해요
송이마다 노란 목소리 노래를 부르면
강아지 고양이가 와서 들어줘요
참새들이 앞 마당에 음표를 물어오면
병아리가 졸졸 따라 불러요
텃밭에 농부 아저씨는
꽃말을 이랑마다 북을 돋아
파종을 해요
보드라운 봄날의 하루가
잘금잘금 꽃 자국 따라 지나고
봄비가 톡, 톡,
자장 자장 하면
봄이 훌쩍 자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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