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사람이 있겠습니까 / 오광수

별다른 사람이 있겠습니까 / 오광수


별다른 사람이 있겠습니까 / 오광수

우리네가 사는 이 세상을 

하루하루 꾸미고 만들어가는 사람은

돈 잘 버는 재벌이나 잘생긴 영화배우같이

특별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 같아도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평범한 우리네가 만들고 있습니다

내 가정이나 남의 가정이나 

조그만 좋은 일이 있어도 고마운 마음에서 웃음이 나오고

남의 일이든 나의 일이든 

슬픈 일과 안타까운 일에는 눈물과 한숨이 절로 나오는 

평범한 우리네의 사는 모습이 바로 이 세상의 그림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되어 해를 쌓고 살다 보면

죽네사네하던 지독한 사랑도 얼굴 붉힐 일이 생겨나고

마음 없어 하던 인연도 속속들이 정이 들고 쌓여가는 것은

산다는 것이 세월의 깊이만큼 골도 메우고 높이도 맞추어가며

별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우리네가 함께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은 특별한 것 같고 저 집은 특별하게 사는 것 같아도

툭 털어놓고 이야기를 해보고 그 사정을 알게 되면

슬프고 가슴 아픈 일과 즐겁고 행복했던 일에는 

잘산다고 웃음만 있고 어렵게 산다고 한숨만 있는 것이 아닌

나와 우리 가정보다 크게 다를 것 없는 모습들입니다

알고 보면 내 옆에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그 사람과 함께 세월의 지나옴만큼 쌓인 게 부부의 믿음인데

오늘 조금 덜 번다고, 오늘 조금 더 못나 보인다고

투정부리고 짜증 내며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봐도

우리네가 만들어 가는 이 세상에서는 별다른 사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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