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편지
소식은 없지만,
잘 계신 것으로 생각하렵니다.
어제는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된통 까졌습니다
기다림에 박제.가 된 몸은 피도
안 흘리더군요
세상에 무심히 태어나서
유심한 그리움을 간직한 죄가
그렇게 크더랍니다.
기다린 그 무엇이 기대가 아닌,
침묵과 암흑의 벙어리 묵시록인 걸
뒤늦게 깨닫습니다.
저야 매일 영혼이
어둡게 흔들리지만,
그대는 태양이 눈부신 날처럼
환한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왠지 저도
꿈속에 깃든 나의 소망만 부여잡고,
무작정 환해지고 싶습니다.
그대와는 아무 상관없는
내 꿈속의 그대가 있어,
그나마 삶이 덜 외롭기에 말입니다.
-안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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