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지킨 이에게

밤을 지킨 이에게


[밤을 지킨 이에게]

외로워 마라
벌거숭이라는 사람아
동천에 박힌 별은
눈 끔벅이며 견디지 않느냐
숲속 마른 잎 씹는 짐승들
부스럭거리지 않느냐

서러워 마라
밤이면 춥다는 사람아
소나무 여린 가지가
부엉이 울음을 보듬지 않느냐
멀리 잠든 마을에서도
깨어있는 불빛이 있지 않느냐

떨지 마라
가난하다는 사람아
빈 주머니 속 움켜쥔 주먹
따뜻해오지 않느냐
정작 가난이란 건
영혼 없는 자의 몫이지 않느냐

어깨를 펴라
밤을 지킨 사람아
빈 들판은 윙윙 울며
바람 가득 채웠지 않느냐
어느새 붉은 날개 편 새벽이
앞산에서 날아오르지 않느냐

-이인수, 졸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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