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고요한 발걸음

바람은 고요한 발걸음


[바람은 고요한 발걸음]

바람은 외로운 땅에서 태어나
어두운 길을 지나간다.

바람은 고독한 마음에서 태어나
고독한 모습으로 간다.

바람은 풀 열매 하나를 잉태하게 하고
많은 꽃들을 찾아간다.

바람은 고요한 발걸음으로 지나가면서
화려한 춤을 춘다.

바람은 안 보이는 꽃 한 송이에도 입을 맞추고
흔들리는 넝쿨 한 줄기와도 악수한다.

바람은 노래하며 말을 건넨다.
스스로의 노래와 세계를 가락에 맞춘다.

바람은 울려 퍼지며 새벽으로
아침으로 한낮으로 나아간다.

-카와지 류우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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