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리운 사람 있거든

문득 그리운 사람 있거든


[문득 그리운 사람 있거든]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너무도 쓸쓸한 일이다
가슴 속까지 뻔히 들여다보고
물살처럼 빠져나가는 외로움을
작은 가슴 하나로 받아내는 일은
때론 눈물에 겨운 일이다

하염없이 흐드러지며
눈앞을 내뒹구는 햇살 몇 줄기에도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고
무심코 불어오는 찬 바람에도
몸서리치게 추운 것이기에
어쩌면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무모한 오만인지도 모른다.

그리워할 수 있을 때
그리워해야 한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한다
다하지 못한 말 언저리
깊게 배어내어
주절주절 뱉어도 내어야 한다

가슴 시리도록 허전해 오면
목놓아 이름도 불러보고
못 견디게 보고픈 사람은
찾아도 보아야 한다

가끔은 무작정 달려가
부등켜 안아도 보고
그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느껴도 보아야 한다
가슴에 소중함 하나 묻어두고

가슴에 늘 그리운 사람 넣어놓고
보고플 때마다 살며시
꺼내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손끝에 온통 간절한 기다림의
손짓 같은 펄럭임과
가냘프게 떨리는 입술로
누군가를 애타게 불러보고
스스럼없이 기억해낸다는 것이
또 얼마나 눈물겨운 일이든가

모질게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 삶일지라도
손아귀에 꼭 쥐어지는

아침햇살 같은 소중함 하나 있어
잠시잠깐 떠올려볼 수 있다면
살아있음 하나로도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리라

소중히 가슴에 넣어둔 것은
허물어내지 말자
설령 그것이
가슴을 찌르고 눈시울 적시어도
행여 세월의 흐름보다 먼저
덜어내지는 말자

언젠가 비바람 몰아쳐와
간절히 간직해온 것에 대한 죄를
속절없이 물을지라도

그 이유가 내게는 행복이었음을
말할 수 있다면
우리들 삶이 정녕
허무하지 않은 까닭이다.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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