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가
무엇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가
공동묘지 관리인에게
수년 동안 한 주일도 거르지 않고
한 여인으로부터
편지와 우편환이 동봉되어 왔다.
죽은 자기 아들의 무덤에
신선한 꽃다발을 갖다 놓아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병색이 완연한 늙은 부인이
커다란 꽃다발을 안고 와서는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아들의 무덤에 꽃다발을 놓아주려고 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제가 앞으로 몇 주일밖에 더 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해서 말입니다.”
관리인은 말없이 그 여인을 쳐다보다가
드디어 결심한 듯 말했다.
“부인, 저는 꽃을 사라고
부인이 계속 돈을 부쳐 주시는 것을 보고
늘 유감으로 생각했습니다.”
“유감이라니요?”
“유감이지요.
이곳에는 어느 누구도
그 꽃을 보거나 향내를 맡을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주립병원이나
정신병원 같은 곳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꽃을 볼 수도 있고
그 향내를 맡을 수도 있습니다.
부인 그런 곳에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무덤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부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깐동안 앉아 있다가
한마디 말도 없이 가버리고 말았다.
몇 달이 지난 뒤
그 부인이 다시 찾아왔다.
“당신 말이 맞았어요.
나는 직접 꽃다발을 다른 사람들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사람들이 몹시 기뻐하더군요. 그리고 저도 기뻤지요.
의사는 어떻게 해서 내가 이렇게
다시 건강해졌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삶의 목표를 다시 찾았습니다.”
-김득중, ‘무엇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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