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나는 사는 게 서툴렀다. 
살다 보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아무리 배우고 경험하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늘 실수의 연속이었고 후회의 나날이었다. 
그렇지만 살다 보니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당신도 비슷하다는 걸. 
이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걸.  
 
내가 자유롭다는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자유로워진다는 건 현실에 무심해지는 것이고,  
 
조금은 뻔뻔해져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야 하니까. 
후회도 미련도 없어야 한다.  
 
선택했다면 어떤 결과가 
펼쳐지든 운명처럼 
묵묵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녀의 말처럼 사람들은 
유머 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  
 
모두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고,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가르치려 들거나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공격하려 한다. 
 
그래도 나는 재밌게 살고 싶다. 
아무리 세상이 별로여도 
유머를 잃지 않고 살고 싶다.  
 
무라카미 류가 소설 『식스티 나인』 
마지막 장에 썼듯이, 즐겁게 사는 것이 
우리가 세상에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라는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 김동영 /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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