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 아름답게 하랴 / 김민수
아름다움이여 승승장구하라
그 경지 탈환을 위하여
자랑하거나 싸우지 않아도
아름다움은 스스로 빛이 나나니
포장 기술이 눈멀게 뛰어나고
인공 꽃이 아무리 화려해도
훌륭한 인물이 훌륭한 인품을
앞서지 못하는 것처럼
이김은 아름다움만으로 충분하다
하늘과 땅과 별나라
들과 숲과 돌 틈
강과 바다와 어느 곳이든
아름다움의 거센 힘은
막힘도 멈춤도 없이
눈부시게 끝없이 펼쳐졌다
이제 더욱 가열차게
나라와 가정에서
도시와 오지에서
낮은 곳과 외진 곳에서
소유와 결핍과 상관없이
시위하는 나무들처럼 일어나
사람들 사이로 옮겨붙을 때
누가 감히 저돌적 행진에
제동을 걸으랴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달려
하늘에 고하리니
길은 사방으로 열려있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향내 진동하는 파장은
눈과 마음을 타고 흘러
마침내 모든 추한 것들은
아름다움 앞에 무릎 꿇으리라
빛나고 싶거든
이기고 싶거든
무슨 무기가 더 필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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