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지 않아요
외줄타기 곡예사가 있었다. 이 마을 저 마을 떠돌아다니며 묘기를 보이던 곡예사는 점점
더 어려운 기술을 개발해야만 했다.
때문에 외줄의 높이는 점점 높아져 갔지만 곡예사는 한번도 줄에서 떨어져 본 일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곡예사는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서 줄타기 시범을 보여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흔쾌히 그 제의를 수락한 곡예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외줄에 올라섰다. 그가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딛자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죽였다. 잘못하여 발이 어긋나면 곡예사는 천길만길 물속에 빠져 죽을 수도 있는 참으로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마침내 반대편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었다. 그 때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던 곡예사가 소리쳤다. “여러분, 저는 외줄을 타고 폭포를 무사히 건너왔습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다시 건너편으로 갈 수 있으리라
믿으습니까? “
그러자 사람들은 믿는다는 뜻으로 다시 한번 박수를 쳐주었다. 곡예사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다시 물었다..
” 고맙습니다. 저를 믿어주셔서요. 그렇다면 여러분 중 저와 같이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분은 제 어깨 위에 타십시요!”
그러자 이번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서로의 얼굴을 살피며 눈치를 보는 사람들 틈에서 누군가 손을 들고 나섰다. 작은 사내아이였다. 곡예사는 소년에게 살짝 미소를 보냈다.
이윽고 소년을 어깨에 태운 곡예사가 외줄을 건너가기 시작했다. 흔들흔들 줄이 흔들릴 때마다 사람들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렇지만 소년의 얼굴엔 두려움의 기색이 라곤 전혀 없었다.
줄타기는 다시금 성공을 거두었다. 곡예사가 소년을 내려놓자 사람들이 앞다퉈 소년의 용기를 칭찬하며
물었다. ” 너 무섭지 않았니? 떨어지면 어쩌려고 했어? 소년은 방글방글 웃으며 말했다.
“안 떨어질 줄 알았어요, 왜냐면 저는 아버지를 믿으니까요.”
-‘월간 좋은 생각’ 중에서-
+ There are no comments
Add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