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지닌 추천장

몸에 지닌 추천장


[몸에 지닌 추천장]

​아동 문학가 방정환의 수필 ‘몸에 지닌 추천장’에는 한 지배인의 일화가 나온다.

어느 회사에서 인재를 뽑는다는 공고가 붙자 10여명의 소년이 저마다 유명 인사의 편지를 한 장씩 받아왔다.

그런데 지배인은 추천장을 들고 온 사람은 모두 돌려보내고 빈손으로 찾아온 소년을 뽑았다.

옆에 있던 이가 이를 이상히 여겨 물었다.

어찌 훌륭한 면사가 보증하는 사람은 뽑지 않고 아무런 추천도, 보증도 없는 소년을 뽑았습니까?”

그러자 지배인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허허, 사실 그 소년은 가장 빼어난 추천장을 갖고 왔습니다.

첫째, 그는 문에 들어서기 전 구두의 흙을 털었고, 들어와서는 조용히 문을 닫았으니 이는 주의 깊고 차분하다는 증거요, 다리를 절뚝이는 사람에게 즉시 앉았던 자리를 내주었으니, 성품이 어질고 친절하다는 뜻이지요.

둘째, 말을 물을 때 모자를 벗고 대답했으니 그것은 민첩하고 똑똑하다는 말이요, 방바닥에 떨어진 책을 보자마자 얼른 집어 책상 위에 올렸으니 사려깊다는 뜻입니다. 깨끗한 옷과 단정한 손톱 역시 소년의 정갈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사람을 밀지 않고 물러섰다 천천히 나가는 모습에서 다시 한 번 그의 성품을 엿볼 수 있었지요.

이보다 더 훌륭한 추천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명사가 쓴 몇 백 장의 추천장보다 더 나은 추천장을 몸에 지닌 게 아닙니까?

그러니 그 소년 대신 누구를 뽑겠습니까?”

자신이 자신의 몸에 새긴 추천장이 가장 으뜸가는 추천장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추천장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남이 써주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직접 가장 훌륭한 추천장을 쓰고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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