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음식 찾기보다, 나쁜 음식 피하라
진료실에서나 건강에 관한 강의를 한 후에나 사람들의 주 관심사는 뭘 먹어야 좋으냐는 것이다. 혹은 산삼이나 인삼, 비타민 C를 먹어야 하느냐고도 물으신다. 그런데 특정 식품이나 몸에 좋다는 약초, 효소 등이 정말 몸에 반드시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면 상황이 어떻게 되어야 맞을까?
아마 우리가 그 식품을 밥과 반찬 삼아 먹고 있을 것이다. 몸에 좋다는 인삼이나 산삼을 반찬으로 먹고 있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만 봐도 특정 효능을 지닌 식품을 아무 때나 먹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 효능이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독이 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할 테니까 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몸이 좋은 것을 찾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건강에 관한 정보들이 대중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통에 진료실에서의 환자들을 보면 매일 접하는 다양한 건강 정보로 인해, 매끼 먹는음식 하나하나가 옳은지 그른지, 혹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제공되는 정보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몸과 마음을 해치는 ‘독’이 될 수도 있어, 건강 정보도 내 몸에 맞게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면 내 몸에 맞는 건강정보는 어떻게 선별할 수 있을까?
특정 행동이 몸에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몸의 반응’ 이다. 태어나자 마자 울고 엄마 젖을 빨게끔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장기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 적응하고 노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영양과 음식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던 태초의 인간들이 지금까지 자손을 번성시킬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몸의 신호와 반응에 맞추어 살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본능적으로 건강하게 하는 행동을 하면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하면 바로 ‘싫다’는 반응을 나타낸다. 지나치게 맵고 짠 음식을 먹었을 때 속이 쓰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나, 소화가 힘들 정도로 과식을 한 후 위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나쁜 냄새나 담배 연기를 갑자기 맡게 될 때 ‘훅’하고 숨이 막히는 반응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즉 건강관리의 첫 걸음은 ‘건강에 나쁘다고 이미 잘 알려진 것, 몸이 싫어하는 것들을 피하는 것’ 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일반인들은 몸에 좋은 식품만 골라 먹으면 건강에 좋을 것이라 여기지만, 각 장기마다 필요로 하는 영양소에 차이가 있다. 즉 건강에 좋다는 음식만을 선택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몸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간 건강을 위해서는 담백한 음식, 다양한 과일, 채소가 필요한 반면 황사에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데는 살코기 같은 동물성 식품도 꼭 필요해 한 장기에 좋은 음식만을 섭취하면 다른 장기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보다는, 가급적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지식센터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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