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버림, 기다림의 지혜
멈출 때 삶의 방향을 점검하고 삶의 속도를 점검하게 되고 또한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를 전망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멈춤은 낭비가 아니라 값진 투자이다.
바닷가재는 성장하기 위해 때로는 껍질을 벗어버려야 한다. 껍질은 외부로부터의 상처에서 자신을 보호해주지만 가재는 성장할 때마다 옛 껍질을 포기해야만 한다.
만약 포기하지 않으면, 옛 껍질은 곧 가재의 감옥이 되고 마침내는 관이 될 것이다. 바닷가재가 견디기 힘든 기간은 단지 낡은 껍질을 벗고 새 껍질을 형성하기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이다.
상처를 입기 쉬운 이 기간 동안 바닷가재는 분명히 두려울 것이며 낡은 껍질은 단지 잠시 이 기간 동안에만 아쉽게 여겨질 뿐이다.
우리도 가재와 그리 다르지 않다.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 우리는 때때로 그동안 의존해 온 우리의 껍질, 즉 구조나 외형을 벗어버려야 한다. 우리도 가재처럼 새 껍질은 좋아하지만 새 껍질을 벗기까지의 과정은 싫어한다.
버림과 비움이 없이는 성장도 성숙도 없다. 바닷가재가 성장하기 위해 옛 껍질을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지속적인 성장과 풍성한 성숙을 위해 껍질을 벗는 훈련이 필요하다.
곡식이 익고 과일이 무르익는 것은 기다림의 결과이다. 맛을 더하고 멋을 더하는 것은 기다림이다
기다림은 고통이지만 동시에 축복이고 환희이다. 아직도 성취되지 않은 소원이 있다 할지라도
아직도 응답받지 못한 기도가 있다 할지라도 낙심하지 말기 바란다.
남의 잘됨을 축복하라. 그 축복이 메아리처럼 나를 향해 돌아온다. 써야할 곳, 안 써도 좋을 곳을 분간하라. 판단이 흐리면 낭패가 따른다. 자꾸 막히는 것은 우선 멈춤 신호이다. 멈춘 다음 정비하고 출발하라.
-김문훈 ‘시대의 우울을 거절하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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