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된장 찌게 사먹는노인

매일 된장 찌게 사먹는노인


[매일 된장 찌게 사먹는노인]

노인은 날마다 재래시장 어귀에 있는 돼지 갈비 연탄구이집을 찾아갑니다

저녁6시경 아직 손님이 봄비지 않을 때 구석 자리에 않아 혼자 된장찌개를 먹습니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 홀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쓸쓸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노인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위해 의도 적으로 고개를 들지 않고식 사를합니다

노인이 식당을 처음 찾아온 것은 지난 초겨울 어느날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돼지 갈비를 주로 파는 집을 찾아와 노인은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40대의 주인 여자는 연전에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생각이 나 장사 속과는 거리가 먼 대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메뉴에는 된장찌개가 없지만 고기를 먹고난 손님이 식사를 할때 내는 게 있다고 하자 그거면 된다고 노인은 굳이 부탁을하였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 주인 여자는 노인에게 식사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식당 메뉴에 있는 변변한 된장찌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였는데 노인은 3000원을 내밀며 연탄 2장을 달라고 했습니다

연탄을 건네주자 노인은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고는 재래시장 뒤쪽의 산동네로 천천히 걸어 올라갔습니다

그날 이후 노인은 날마다 저녁 6시경 식당으로 내려와 된장찌개를 먹고 연탄 2장을 손에 들고 산동네로 올라갔습니다

하루 한끼의 식사만 하고 두장의 연탄으로 난방을 해결하는 노인이 안쓰러웠지만 내색을 하는게 외려 노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것 같아 주인 여자는 다만 지켜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달쯤 지난 어느날 식사를 끝낸 노인이 주인 여자에게 작은 메모지 한장을 건넸습니다

거기에는 남자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습니다 이를 확인하고 주인 여자가 고개를 들자 몹시 난처한 표정으로 서 있던 노인이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식당으로 사흘 이상 밥을 먹으러 내려오지 않거든 그곳으로 전화를 걸어주시오

노인은 오늘도 고개를 숙이고 된장찌개를 먹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 3000원을 내고 연탄2장을 받아 양손에 들고 산동네로 올라갑니다

함박눈이 펑펑 쏜아지는 길을 걸어 올라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주인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오늘 처럼 내일도 무사히 다녀가시길 비는 마음에 연민이 가득합니다

사흘이상 식당으로 내려오지 않는건 노인의 죽음을 의미 합니다. 하지만 노인이 두려워하는건 죽음이 아니라 방치 당하는 주검입니다

그래서 죽음의 기별을 부탁한 것일 더이니 주인 여자의 마음이 편할리 없습니다

하루 한끼 식사와 2장의 연탄으로 연명하는 여생 젊은 시절에는 보살피고 거느린 사람도 많았을 더인데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희망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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