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매듭
절대적인 강자는 없다.
오늘 나를 저 구석으로 몰아붙였던 사람이 내일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벼랑 끝으로 내몰릴지도 모른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
수많은 사정들이 얽히고 설켜 매듭을 만든다. 우리는 그 매듭에 지나치게 연연한다.
이 매듭을 묶은 건 너야.
그러니 모두 네 탓이야.
아니, 어쩌면
그깟 매듭 하나 풀지 못하는 나의 탓일까.
그것도 아니면
애당초 끈을 만든 누군가의 잘못은 아닐까.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있다는 사실은
좀처럼 인정하지 않은 채
그저 탓할 대상만을 찾기 바쁘다.
매듭은 매듭일 뿐이다.
어차피 풀 수 없는 매듭이라면
가위로 끊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
상처를 받거나 주눅 들지 않기로 한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단하다. 작은 매듭 하나에 휘둘릴 정도로
가볍지 않은 존재들이다.
-하현 달의 조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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