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빛

말의 빛


[말의 빛] ​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 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를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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