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 준 70대, 우울증일 수도
Q=혼자 계시는 78세 아버지가 최근까지 사회복지관에 잘 다니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버지께서 말수가 줄더니 활동량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후 식사도 잘 안 하시고 화를 자주 내시며 가끔 난폭한 모습도 보이십니다. 어떤 치료가 필요할까요.
A=노인들에게 잘 생기는 질병은 치매가 대표적이지만, 우울증 또한 노인들에게서 많이 관찰됩니다. 실제로 치매가 온 것으로 알고 병원을 찾은 노인 환자 10명 가운데 4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노인의 약 15%에서 뚜렷한 인지기능 저하 현상이 관찰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치매가 서서히 수년에 걸쳐 발병하는 것에 비해 우울증은 명확하게 증상이 시작되는 시점이 구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나 친구의 사망, 경제상태 악화 등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 이후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으며 진행 속도도 빠릅니다.
우울증에서의 인지기능 저하는 치매와는 달리 적절한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 회복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잘 호전됩니다. 또한, 치매 환자의 30∼40%에서 우울 증상을 함께 보이는데, 이 경우 인지기능 저하가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우울 증상의 치료는 치매환자에게 상당히 중요한 사항입니다.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치매 증상은 고가의 치매 치료제를 복용해도 호전되지 않으며 오히려 우울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노인성 치매가 우울증으로 오진되면 치매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며 불필요한 우울증 약물치료에 의한 집중력, 기억력 감퇴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에 노인들에게는 치매와 우울증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병행돼야 합니다.
-그랜드자연요양병원 (이재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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