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균형
잠자리에 드는 매 저녁마다 나는 오늘 하루에 대해 깊은 감사를 느낀다. 그리고 이 하루가 지나가고 만 것에 대해 끝없이 깊은 슬픔을 느낀다.
이 밤으로 향하는 입구는 나로 하여금 점점 더 자주 삶의 한계를 상기시켜준다. 온 생애가 밤으로 기울고 있는 하루로 수축된다.
이 밤은 필경 새로운 아침에 이르기 전의 밤에 지나지 않지만 그런 사실이 나를 위로해주지는 않는다. 삶이라는 큰 하루의 종말을 내다보면서 나는 자문해본다.
삶이라는 과업을 완수할 수 있으리라는
밝은 환희가 삶과 작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어두운 비애에 맞서 대적하는 데 달려 있다면,
내가 어떻게 마지막 균형에
이를 수 있겠는가라고 말이다.
-빌헬름 슈미트 ‘나이 든다는 것과 늙어 간다는 것’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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