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무게가 없다

마음은 무게가 없다


마음은 무게가 없다

 

안동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를 타고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할머니 한 분이 자기 키보다 더 큰

배낭을 짊어지고 거기다가 두 손에는

또 보따리까지 들고 내린다.

 

배낭에는 마늘이 들어 있고 보따리에는

애호박 몇 개 고추와 참깨가 들어 있다.

 

아들네 집인지

딸네 집인지 가는가 보다

 

지하철 강변역 쪽으로 함께 걸어가면서

 

“할머니 이 무거운 것을

어떻게 들고 가시려고 가져 오셨어요!”

 

하며 보따리를 모두 건네받아 들어드리자,

 

“마음을 담아왔지 별 거 아니야”한다.

 

그러면서 마음은 무게가 없다 한다

 

마음은 아무리 담아 와도

무겁지 않다고 한다

 

마음은 아무리 가져와도

힘들지 않다 한다.

 

– 윤동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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