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 도종환

라일락 / 도종환


라일락 / 도종환

꽃은 진종일
비에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빗방울
무게도 가누기 힘들어

출렁 허리가
휘는 꿈의오후

꽃은
하루 종일 비에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빛물에
연보라 어린빛이

창백하게
흘러 내릴 듯

순수한 얼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이 봄날
난 라일락향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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