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으로 살아가리라 / 박서영

들꽃으로 살아가리라 / 박서영


[들꽃으로 살아가리라 / 박서영]

초록빛 무성한 계절
시린 달빛 받으며
홀로 핀 여린 들꽃이여
별빛의 미소로 한 줌 햇빛
달콤함으로 잔잔한 향기 뿌리고

인적 없는 시골길
찾아오는 이 반겨주는 들꽃은
말 걸어 주는 이 없어도 짧은 생
홀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다

봄바람 꽃 등에 앉아
간지럼 태우면 까르르 웃어주고
산새들 찾아오면 즐겁게 노래 부르리

이는 바람에 스쳐 지나간
발자국 찾을 수 없어
떨어진 꽃잎처럼 방황하지만
홀씨 하나 틔우며 잔잔한
들꽃으로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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